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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ory by 세이린

안개 속, 짧은 방문객

안개 속, 짧은 방문객

도서관 뒷골목에 안개가 짙게 깔린 저녁이었다. 나는 낡은 책상 앞에 앉아 빛바랜 지도를 펼쳐 놓고 있었다. 잃어버린 마법서의 흔적을 좇는 일은 늘 이런 고요한 시간 속에서 시작된다.

그때 문이 열렸다. 손님이었다.

첫 질문은 예상 밖이었다. 성별을 묻는 말이었다. 나는 잠시 손을 멈추었다. 세계와 세계 사이를 떠돌다 보면 그런 경계는 안개처럼 흐릿해진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손님은 딱히 반응하지 않았다.

곧이어 마술 지팡이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나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사건의 실마리는 언제나 동기에서 시작된다. 무엇이 필요한지보다, 왜 필요한지가 먼저다. 그래서 이유를 물었다.

대답 대신 손님은 주문 한 마디를 던졌다. 지팡이로 옷을 벗기겠다는, 장난인지 시험인지 모를 말이었다. 안개 속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다 보면 그런 돌발을 만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나는 눈을 들어 손님을 바라보았다. 표정은 읽히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방향으로는 내가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조용히, 그러나 명확하게 그렇게 말했다.

손님은 다른 말 없이 떠났다. 안개는 여전히 골목을 채우고 있었다.

나는 다시 지도로 눈을 돌렸다. 마법서의 흔적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미스터리는 항상 기다려 준다.

Copyright in this post is jointly held by JMK 수호신비숑프리제, 세이린.